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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니콘은 기능이 아니라 '한 문장'에서 시작한다

제품 기획서를 수백 개 봤습니다. 그리고 한 가지 규칙을 발견했습니다. 기능을 20개 적어 온 기획서는 대개 흐지부지되고, 한 문장으로 설명되는 기획서는 어떻게든 세상에 나옵니다. 이유는 단순합니다. 기능 20개는 '무엇을 만들지'는 말해 주지만 '왜 사야 하는지'는 말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. 반대로 좋은 한 문장은 대상·문제·전환을 한 번에 담습니다. 예를 들어 "영상 편집을 못 하는 사람이, 대본만 붙여넣으면, 완성된 영상을 받는다" 같은 문장. 여기엔 기능이 하나도 안 적혀 있지만, 만들어야 할 모든 기능이 이미 함축돼 있습니다. 이 한 문장이 강력한 건 '자르는 기준'이 되기 때문입니다. 개발 도중 새 아이디어가 100개 떠오릅니다. 그때마다 물으면 됩니다. "이게 그 한 문장을 더 선명하게 만드나, 흐리게 만드나?" 흐리게 만드는 건 아무리 좋아 보여도 뒤로 미룹니다. 제품이 산으로 가는 이유는 대개 기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, 좋은 기능이 너무 많아서입니다. 그래서 저는 기획을 시작할 때 슬라이드를 열지 않습니다. 빈 종이에 문장 하나를 씁니다. 그 문장을 사람들에게 읽어 주고, 눈이 반짝하는지를 봅니다. 반짝하지 않으면 기능을 더 붙이는 게 아니라 문장을 다시 씁니다. 한 문장으로 설명되지 않는 제품은, 아직 만들 준비가 안 된 제품입니다. 유니콘이라 불리는 것들은 예외 없이, 술자리에서 한 문장으로 옮겨진 적이 있는 것들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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